두부&두콩 가출기..

얼마전 일이었다. 와이프와 저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문을 제대로 닫고 간걸로 기억하는데 열려있으니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어찌된 영문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놀라서 들어와보니 아니나 다를까 애타게 불러도 보이질 않는 냥꼬들... 문이 왜 열려있었는지 원인은 둘째치고 의심할 나위 없이 집밖으로 나간게 틀림없었다. 집나간 냥꼬들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패닉에 빠질 거 같았지만, 다행히 복도형 아파트 11층이었고, 동물 입장에서는 미로와도 같은 이 구조물에서 빠져나가기란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을 부여잡고 애들을 찾기 시작했다.

두콩이의 경우는 찾기 시작하자마자 거의 바로 발견할 수 있었는데 10층 계단에서 바로 발견되었다. 다만 털이 쌔까만 녀석인데다가 해가 진 저녁이라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얼마나 미친듯이 뛰어댕기는지 발견하고도 녀석을 사로잡기까지 10층~12층 사이를 계속 뛰었던 것 같다. 사실 돌이켜보면 뛰어서 뒤쫓을 게 아니라 먹을 걸로 꼬셨어야하는데...

어찌어찌 두콩을 잡아서 귀환시킨 뒤 두부를 찾으려고하니 이건 또 막막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두콩의 경우 다행히 목줄을 하고있어서 여차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발견되거나 잡혀도 어떻게든 연락이 올 가능성이 있었지만, 두부는 목걸이를 빼놓은 상태여서 이대로 찾지 못하면 정말 굿바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

두콩을 검거(?)하고 다시 아파트 층을 하나하나 훑기 시작하는 와중에 9층 복도를 살펴보는 도중 901호 끝자락 빗물 배수구 관 뒤쪽으로 하얀 쓰레기 봉지같은게 보이는 게 아닌가. 혹시하는 생각에 다가가보니...

역시나 두부녀석. 구석에 얼굴을 처박고는 꼬리털을 팡한채로 부들부들 거리고 있었다. 역시 쫄보킹... 다가가서 안아드니 얼마나 애처롭게 우는지...

두 마리를 다 검거하고 집에 돌아오니 그제서야 맘이 놓이더라. 문이 열려있던 것은 문을 제대로 못닫고 외출했고 두 녀석이 집안에서 서로 우다다다 하다 문이 열린틈을 통해 뛰쳐나간 모양. 그 와중에 놀란 두부는 결국 구석에서 부들부들 거리고 있었고, 그나마 스트리트 출신인 두콩이는 여기저기 활보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꼬질꼬질해진 두마리를 목욕시키고 나서야 두 녀석의 가출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식겁할 일이었다.

집사 여러분들, 모두 문단속 잘 합시다.

덧글

  • 열정 2016/06/15 23:41 # 답글

    축하합니다
  • 열정 2016/06/15 23:43 # 답글

    냥님들이 호기심에 나갔다가 못 돌아왔군요. ㅎㅎ 다음엔 먹을 것으로 유인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우리집은 제한급식이라 밥때 되면 늘 사료통을 흔듭니다. 그리고 간식캔을 줄 때도 스푼으로 마구 두드린 후 줘요. 냥님들 가출 했거나 냥님들을 급하게 찾아야 할 때. 사료통을 흔들거나 캔을 두드리면 직방으로 달려오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팥순이 가출 때 제법 많이 이득을 봤음

    여튼 안잃어버리는 게 상책. 모두 찾으셨으니 완전 다행이고 축하합니다.
  • regen 2016/06/17 15:44 #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 주의 해야죠.
댓글 입력 영역